똥꿈을 꾸면 로또를 산다.
이 문장은 한국에서 거의 상식 취급을 받는다. 꿈 얘기를 꺼내면 주변에서 먼저 "얼마 샀어?"가 나온다.
그런데 실제 기록을 펼쳐보면 좀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거기 '돈'이라고 안 써 있다.
루미
"잠깐만요, 이거 진짜 재밌는 부분이에요.
전통 기록에 남아 있는 표현은 '큰 횡재'이거든요.
'재물'이 아니고요.
한 끗 차이 같죠? 근데 이 차이가 똥꿈 해석 전체를 바꿔요."
원문은 '뒤집어쓰는' 장면이고, 표현은 '큰 횡재'이다
여기서부터 정확하게 가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비롯한 전통 기록에서 똥과 관련해 남아 있는 대표적인 예시는 몸에 뒤집어쓰는 장면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붙은 말은 '큰 횡재'이다.
두 가지가 여기서 갈린다.
그러니까 '똥꿈 = 로또'는 전통 기록의 결론이 아니라, 전통 기록이 여러 단계 각색된 결과에 가깝다.
장면별로 보면
뒤집어쓴 꿈
기록상 근거가 가장 뚜렷한 장면이다.
밟은 꿈
화장실 꿈
가장 흔하면서 가장 해석이 갈리는 유형이다.
그 가능성을 걷어내고도 반복된다면, 그때는 수치심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한 감각으로 읽는 해석이 있다.
피한 꿈
이 글은 그 차이를 굳이 적어둔다. 애매한 건 애매하다고 말하는 게 낫다.
현대 심리학은 왜 똥과 돈을 연결했나
여기서 재미있는 우연이 하나 있다.
동양에서 해몽과 프로이트가 각각 따로, 비슷한 연결을 만들어냈다는 건 흥미로운 지점이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있다. 이건 "그러니까 똥꿈은 돈이 맞다"는 근거가 아니다. 프로이트 이론은 오늘날 실증 심리학에서 그대로 채택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두 상징 체계가 우연히 비슷한 연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울 뿐이다.
그래서 로또는
사도 된다. 재미로 사는 건 각자의 자유다.
다만 꿈과 당첨 번호 사이의 어떤 연관도 확인된 적이 없다. 전통 기록에도 번호 얘기는 없고, 심리학 연구에도 당연히 없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똥꿈 번호'는 누군가 만들어낸 것이다.
한 가지만. 똥꿈을 꿨다고 평소보다 많은 돈을 쓰지는 마시라. 기록에 남은 표현은 '큰 횡재'였지, '지출해도 되는 날'이 아니었다.
루미
"제 이 얘기 할 때마다 좀 깐깐하다는 소리 들어요.
근데 생각해보세요. '돈 들어온다'보다 '횡재가 온다'가 훨씬 넓어요.
좁혀둔 쪽이 오히려 손해예요."
오늘 아침에 할 일
똥꿈은 왠지 남한테 말하기 애매해서 그냥 넘어가기 쉽다. 근데 기록해두면 은근한 패턴이 잡히는 꿈이기도 하다.
- 장면이 뒤집어쓴 것인지, 본 것인지, 밟은 것인지
- 그때 피했는지, 그냥 받았는지
- 깨고 나서 기분이 불쾌했는지, 의외로 개운했는지
세 번째가 제일 쓸모 있다. 같은 장면이어도 남는 감정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다.
가장 지저분한 장면이 가장 좋은 색으로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
이어서 읽기
- 돈 줍는 꿈 해몽 — 옛 해몽서가 마냥 길몽이라 하지 않는 이유
- 뱀꿈 해몽 — 뱀이 나온 게 중요한 게 아니다
- 날아가는 꿈 해몽 — 날았다는 것보다 조종했느냐가 문제다
- 태몽 해몽 — 태몽은 예고가 아니라 나중에 붙는 이야기다
참고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해몽' 항목
- 한국 전통 해몽서 자료
-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및 항문기 관련 논의
- 칼 융, 상징 및 그림자 이론
- 야간 배뇨 자극과 꿈 내용의 관계에 관한 수면과학 연구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