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꿈은 위치가 애매하다.
이 애매함이 우연이 아니다. 고양이는 우리 기록에서도 계속 애매한 자리에 있었다.
루미
"그 고양이, 나한테 왔어요? 아니면 그냥 쳐다보기만 했어요?
아, 혹시 할퀴었어요?
셋 다 다른 꿈이에요. 그리고 세 번째가 제일 얘기할 게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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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에는 없는데 옛 분류에는 있다해몽 목록에서 고양이는 조연으로만 나온다고양이 그림은 장수를 비는 그림이었다다가온 고양이할퀴거나 문 고양이쳐다보기만 한 고양이검은 고양이새끼 고양이, 여러 마리우는 고양이기르는 고양이가 나온 꿈정직하게 얘기하면자주 묻는 것들십이지에는 없는데 옛 분류에는 있다
고양이는 십이지 열두 짐승에 없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고양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쥐에게 속아서 순서를 놓쳤다는 설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야기로는 재미있지만 기록이라기보다는 전승이다.
그런데 다른 데를 보면 고양이가 나온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삼십육수 항목에 따르면 십이지의 열두 짐승은 각각 다시 셋으로 나뉘어 서른여섯 짐승이 된다. 그 첫 자리인 자(子)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자는 초에 고양이, 중에 쥐, 말에 박쥐
고양이가 있다. 그것도 쥐보다 앞자리다.
설화에서는 쥐에게 밀려 빠졌다는 고양이가, 정작 옛 분류 체계에서는 쥐 앞에 놓여 있다. 쥐꿈 편에서 자시가 음과 양을 겸한 시간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시간의 첫 자리를 고양이가 맡고 있는 셈이다.
고양이꿈이 애매하게 느껴지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원래 애매한 자리에 있는 짐승이다.
해몽 목록에서 고양이는 조연으로만 나온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꿈 항목의 해몽 비법 목록을 보면 동물 항목에 용, 뱀, 학, 앵무새, 호랑이, 제비, 쥐, 돼지가 나온다.
고양이는 자기 항목이 없다. 그런데 딱 한 번 등장한다.
쥐가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면 돈을 번다.
이 항목은 쥐꿈 편에서 다뤘다. 쥐가 재물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쥐가 없어져야 돈을 번다는 뜻이라 통념과 정반대인 기록이다.
여기서 고양이의 역할을 보자. 고양이는 쥐를 없애는 쪽이다. 곳간을 축내는 것을 처리하는 존재다.
자기 항목은 없지만, 딱 한 번 나온 그 자리에서 고양이는 지키는 편에 서 있다.
고양이 그림은 장수를 비는 그림이었다
기록 밖에서도 고양이는 꽤 대접을 받았다.
조선 시대 그림에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유가 있다. 한자에서 고양이 묘(猫)가 일흔 살 노인을 뜻하는 모(耄)와 소리가 통했다. 그래서 고양이 그림은 오래 살라는 축원이 됐다.
나비와 함께 그린 그림이 특히 많다. 나비 접(蝶)이 여든 살을 뜻하는 질(耋)과 통하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나비를 함께 그리면 일흔에서 여든까지 오래 살라는 뜻이 된다.
김홍도를 비롯한 여러 화가가 이런 그림을 남겼다.
그러니 고양이가 불길하다는 인식은 우리 전통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 살라고 그려주던 짐승이다.
다가온 고양이

고양이꿈에서 가장 좋게 기억되는 장면이다. 그리고 고양이를 아는 사람일수록 이 장면의 의미를 안다.
고양이는 아무한테나 안 온다.
전통적 해석에서 짐승이 품으로 들어오는 그림은 대체로 유입으로 읽혔다. 이 문법은 뱀꿈과 돼지꿈에서 반복해서 나타난다. 고양이에 관한 별도 항목은 없지만, 다가오는 그림 자체는 옛 해몽에서 좋은 쪽에 놓였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경계심 많은 동물이 스스로 다가오는 장면은 신뢰나 수용의 이미지로 읽는 해석이 있다. 상대가 경계를 풀었다는 그림이다.
여기서 갈리는 건 내 반응이다. 만졌는지, 피했는지, 그냥 뒀는지.
무릎에 올라왔거나 몸을 비볐다면 그건 더 확실한 접촉 장면이다.
할퀴거나 문 고양이
루미
"할퀴었어요? 피 났어요?
…아팠는지가 기억나면 그것도 적어두세요.
꿈에서 아픈 게 기억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거든요."
전통적 해석에서 짐승에게 당하는 장면을 '몸에 들어왔다'로 읽는 문법이 있다. 뱀꿈의 물리는 장면이 그렇다. 다만 고양이에 관해 확인되는 항목은 없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고양이에게 할퀴이는 꿈은 다른 동물과 감각이 다르다. 크기 때문이다.
호랑이에게 당하는 건 압도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나보다 훨씬 작은 것에게 당했다는 그림이다.
그래서 이 장면은 만만하게 봤던 대상과 연결해 읽는 해석이 있다. 별거 아니라고 넘겼던 일, 신경 안 쓰던 사람. 그런 쪽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나오는 이미지다.
그리고 하나 더. 고양이는 대체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만지려다 할퀴이는 경우가 많다. 꿈에서 그 전에 내가 뭘 하려고 했는지가 기억난다면 그게 정보다.
쳐다보기만 한 고양이
의외로 가장 자주 보고되는 장면이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 오래 남는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건 관찰당하는 감각의 이미지다. 다가오지도 도망가지도 않고 그냥 본다.
여기서 갈리는 건 감정이다.
- 불편했는가
- 아무렇지 않았는가
- 뭔가 말하려는 것 같았는가
첫 번째라면 요즘 누가 나를 어떻게 볼까에 신경이 쏠려 있는 시기일 수 있다. 원숭이꿈의 흉내 내는 장면과 계열이 겹친다.
눈이 마주쳤다는 게 유독 기억난다면 그것도 적어두자. 꿈에서 눈이 또렷하게 기억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검은 고양이
여기서 하나 바로잡고 가겠다.
검은 고양이가 불길하다는 인식은 우리 전통이 아니다.
이건 서양 민간전승에서 들어온 얘기다. 중세 유럽에서 검은 고양이를 마녀와 연결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게 근대 이후 대중문화를 타고 퍼졌다.
한국 옛 기록에서 검은색을 흉으로 본 흔적은 오히려 찾기 어렵다. 뱀꿈에서도 검은 뱀을 흉으로 보지 않았고, 소꿈의 소는 아예 순음(純陰)에 배속된 짐승이다. 어두운 쪽이 제자리인 경우가 많았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도 갈림길은 색이 아니라 감정이다. 같은 검은 고양이인데 무서웠는지 멋있었는지가 다른 꿈이다.
검은 고양이 꿈을 꾸고 걱정돼서 검색하셨다면, 그 걱정의 출처는 옛 해몽이 아니라 영화나 만화일 가능성이 크다.
새끼 고양이, 여러 마리
새끼 고양이
어린 개체는 성체와 감각이 완전히 다르다. 경계나 위협이 아니라 돌봄 쪽으로 넘어간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 장면은 보호해야 할 무언가의 이미지로 읽는 해석이 있다. 새로 시작한 일이나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것.
몇 마리였는지, 어미가 있었는지, 울고 있었는지가 정보다.
여러 마리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고양이 무리는 쥐꿈의 쥐 떼와 다르다. 쥐 떼가 몰려오는 그림이라면 고양이들은 각자 있는 그림이다. 무리를 짓지 않는 동물이라 그렇다.
주변에 여럿 있는데 서로 상관 안 하는 장면. 사람이 많은데 연결돼 있지 않다고 느끼는 시기에 나온다는 해석이 있다.
우는 고양이
고양이 울음은 그중에서도 특수하다. 아기 울음처럼 들린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있었고, 실제로 사람의 주의를 끄는 주파수에 가깝다는 설명이 있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 장면은 요구의 이미지다. 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소리다.
밖에서 들렸는지, 방 안이었는지, 어디인지 몰랐는지가 갈린다. 그리고 자는 동안 실제로 고양이 소리를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도 「몽감론」에서 들은 소리가 꿈이 된다고 적었다.
기르는 고양이가 나온 꿈
이 경우는 상징 해몽의 영역이 아니다.
- 아팠다
- 없어졌다
- 나를 안 알아봤다
- 나갔다가 안 돌아왔다
이런 꿈은 해몽서에서 답을 찾을 게 아니다. 낮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밤에 나온 쪽에 가깝다.
그리고 실제로 어딘가 안 좋아 보였다면, 해몽보다 먼저 그 아이 상태를 보는 게 순서다.
떠나보낸 아이가 나온 꿈
예지도 징조도 아니다. 그리움이 만든 장면이다.
사별 후 꿈에 관한 연구에서는 이런 꿈이 대체로 위안이 됐다는 응답이 많았다는 결과가 있다. 반려동물이어도 다르지 않다. 관련 얘기는 죽은 사람이 나오는 꿈 쪽에서 더 다뤘다.
정직하게 얘기하면
루미
"고양이꿈 검색하면 여자가 어쩌고, 배신이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올 거예요.
그거 못 찾았어요.
기록에 있는 고양이는 쥐를 잡는 고양이 딱 한 마리예요."
전통 해몽과 현대 심리학은 근거의 종류가 다르다.
옛 기록에서 고양이는 자기 항목이 없고 쥐 항목의 조연으로 한 번 나온다. 그 자리에서 고양이는 지키는 편이었다.
백과사전도 해몽 목록을 늘어놓은 뒤에, 이런 풀이들은 여러 사람의 체험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지 이론적 근거를 갖춘 건 아니라고 직접 적어두었다. 같은 꿈이 해몽하는 사람에 따라 정반대로 풀린 사례가 『삼국유사』에도 남아 있다.
몇 가지는 분명히 해두자.
검은 고양이가 불길하다는 건 우리 전통이 아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얘기다.
고양이꿈이 여자나 배신을 뜻한다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는다. 널리 퍼져 있지만 출처가 없다.
고양이꿈과 로또 번호 사이에도 확인된 연관이 없다. 돈과 관련된 꿈은 돈 줍는 꿈 쪽에 있다.
고양이 태몽에 관한 얘기도 근거가 없다. 태몽으로 성별을 알 수 없다는 건 태몽 편에서 다뤘다.
자주 묻는 것들
고양이꿈은 길몽인가요 흉몽인가요. 해몽 목록에 고양이 항목이 없어 단정할 근거가 없다. 다만 딱 한 번 등장하는 자리에서 고양이는 쥐를 잡는 쪽, 즉 지키는 편이었다.
검은 고양이 꿈을 꿨는데 불길한가요. 검은 고양이를 불길하게 보는 건 서양 민간전승이다. 한국 옛 기록에서 검은색을 흉으로 본 흔적은 오히려 찾기 어렵다.
고양이가 할퀴었어요. 크기가 작은 대상에게 당했다는 그림이다. 만만하게 봤던 것과 연결해 읽는 해석이 있다. 할퀴이기 직전에 내가 뭘 하려 했는지가 기억나면 적어두자.
고양이가 십이지에 왜 없나요. 쥐에게 속아 빠졌다는 설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삼십육수라는 옛 분류에서는 자(子)의 첫 자리에 고양이가 들어 있다.
기르는 고양이가 나왔어요. 그건 상징 해몽의 영역이 아니다. 낮에 신경 쓰는 것이 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꿈을 자꾸 까먹어요. 깨고 90초쯤이면 흐려지기 시작한다. 눈 뜨자마자 몸을 일으키지 말고 잠깐 그대로 있어보면 조각이 더 떠오른다.
고양이꿈은 대체로 결말이 없다. 왔다가 갔거나, 보다가 사라졌거나.
오늘 뭘 해야 하는 건 없다. 굳이 하나 꼽자면, 요즘 별거 아니라고 넘기고 있는 게 있는지만 한번 보자. 할퀴이는 꿈이었다면 특히 그렇다.
그리고 기르는 아이가 있다면 오늘은 좀 놀아주자. 그쪽이 훨씬 확실하다.

같은 고양이꿈이어도 사람마다 남는 색이 다르다.
꿈부적은 당신이 적어둔 꿈의 장면과 당신의 일간(日干) 오행을 함께 보고, 오늘의 색과 배경화면을 만든다. 해몽을 대신 해주는 앱이 아니라, 오늘 꾼 꿈을 하루 동안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어주는 쪽에 가깝다.
방금 읽은 그 고양이, 어떤 색으로 나올지 궁금하다면.
참고자료
- 삼십육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자(子)의 36수 세분과 고양이의 자리
- 꿈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민속신앙 해몽 비법 목록, 이익 「몽감론」, 『삼국유사』 원성대왕조 해몽 사례
- 조선시대 회화의 묘접도(猫蝶圖) 계열과 장수 축원 도상에 관한 미술사 자료 일반
- 사별 후 꿈에 관한 연구 일반
- 현대 수면·꿈 심리학 연구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