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꿈은 가장 많이 검색되는 꿈 중 하나다.
그리고 검색하면 첫 줄부터 같은 질문이 나온다. 맑았나요, 흐렸나요.
틀린 질문은 아닌데 순서가 늦다. 그 전에 물어야 할 게 있다.
루미
"그 물, 어디 있었어요?
강이었어요, 계곡이었어요, 욕조였어요?
같은 물인데 어디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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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록에서 물은 양으로 갈렸다기록에 남은 물은 대부분 우물이다우물에 들어간 왕의 꿈맑은 물, 흙탕물강 — 건넜는가계곡, 실개천우물수영장, 욕조, 샤워물이 새는 꿈, 물이 차오르는 꿈물을 마신 꿈, 물에 빠진 꿈어떤 물이었는지에 따라정직하게 얘기하면자주 묻는 것들옛 기록에서 물은 양으로 갈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꿈 항목의 해몽 비법 목록에서 물이 나오는 대목을 모아보면 기준이 하나 보인다.
- 물이 흘러 넘치면 장가를 가거나 시집을 간다
- 샘이 마르면 재산이 줄어든다
색이 아니라 양이다. 물이 불어나면 좋고 마르면 나쁘다.
농경 사회에서 물이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하면 당연하다. 물이 있어야 농사가 되고 물이 마르면 안 된다. 그 감각이 그대로 해몽에 들어갔다.
맑고 흐림을 따지는 요즘 풀이는 이 기준과 결이 다르다.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목록에서 확인되는 첫 번째 기준은 양이다.
기록에 남은 물은 대부분 우물이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뜻밖인 부분일 것이다.
물이 등장하는 옛 기록을 모아놓고 보면 한쪽에 몰려 있다.
- 샘이 마르면 재산이 줄어든다 (가옥 항목)
- 우물 위에 뽕나무가 나면 근심이 생긴다 (식물 항목)
- 『삼국유사』에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꿈 이야기가 있다
- 정월 첫 용날 새벽에 우물물을 길어오면 그해 운수가 좋고 풍작이 든다는 풍속이 전한다
넷 중 셋이 우물이고 하나가 샘이다. 바다도 강도 아니다.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옛사람에게 물은 우물이었다. 바다는 대부분 평생 못 보고, 강은 가끔 건너고, 우물은 매일 갔다. 매일 가는 곳에 이야기가 쌓인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꾸는 물꿈 상당수는 기록에 없는 물이다. 수영장, 샤워기, 정수기, 페트병. 이런 물에는 전통 해석이 없다.
그래서 장소를 먼저 묻는 게 맞다. 옛 기준을 그대로 갖다 붙일 수 있는 물인지부터 갈라야 한다.
우물에 들어간 왕의 꿈
물꿈에 관해 가장 유명한 기록이 『삼국유사』에 있다.
원성왕이 아직 왕이 되기 전, 관을 벗고 흰 갓을 쓰고 악기를 든 채 천관사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꿨다.
점을 쳐보니 좋지 않았다. 관을 벗은 건 자리에서 물러날 조짐이고, 악기를 든 건 형벌을 받을 조짐이며, 우물에 들어간 건 옥에 갇힐 징조라고 했다. 왕은 근심해서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다시 풀었다. 관을 벗은 건 위에 앉을 사람이 없다는 뜻이고, 흰 갓은 왕관을 쓸 조짐이며, 우물에 들어간 건 대궐로 들어갈 길조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왕이 됐다.
같은 우물이 감옥도 되고 대궐도 됐다. 백과사전은 이 일화를 해몽자에 따라 같은 꿈이 흉으로도 길로도 풀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한다.
물꿈을 검색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 이야기가 주는 건 좀 냉정하다. 지금 읽고 있는 풀이들도 결국 누군가 정한 것이다.
맑은 물, 흙탕물

기준의 첫 번째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라 정리한다.
맑았다
전통적 해석에서 맑은 물을 따로 다룬 항목은 해몽 목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우물물을 길어오는 풍속이 좋은 일과 연결된 걸 보면 쓸 수 있는 물을 좋게 본 감각은 있었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맑은 물은 대체로 안정이나 정리된 상태의 이미지로 읽는다. 다만 여기서도 감정이 갈림길이다. 편안했는지, 차가웠는지.
흐렸다, 흙탕물이었다
전통적 해석에서 이것 역시 별도 항목이 확인되지 않는다. 요즘 꿈풀이에서 흙탕물을 나쁘게 말하는 얘기가 많은데, 출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흐린 물은 안 보인다는 감각으로 읽는 해석이 있다. 물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아래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나오는 이미지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가 갈린다. 흐린데도 들어갔다면 그것도 정보다.
강 — 건넜는가
물꿈 중에서 가장 구조가 분명한 장면이다.
강에는 이쪽과 저쪽이 있다. 바다에는 없는 구조다. 그래서 강 꿈은 물 자체보다 건넜는지가 거의 전부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 장면은 전환의 이미지로 읽는 해석이 많다. 지금 있는 곳과 가려는 곳이 나뉘어 있고, 그 사이에 물이 있다.
여기서 갈리는 지점이 넷이다.
건넜다 — 결말이 있는 꿈이다. 어떻게 건넜는지가 정보다. 다리로, 배로, 헤엄쳐서, 아니면 어느새 저쪽에 있었는지.
건너다 말았다 — 중간에서 돌아왔거나 멈췄다. 미결 상태의 이미지에 가깝다.
건널 방법이 없었다 — 다리가 없거나 끊겨 있었다. 하려는 건 정해졌는데 방법이 없다는 감각이다.
건너편에 누가 있었다 — 이건 강 얘기가 아닐 수 있다. 그 사람 얘기다.
루미
"혹시 건너편에 누가 서 있었어요?
그럼 그 꿈에서 물은 배경이에요.
진짜 주인공은 그 사람이고요."
계곡, 실개천
작고 맑고 얕은 물이다. 발을 담글 수 있고 바닥이 보인다.
전통적 해석은 확인되지 않는다. 해몽 목록에 항목이 없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런 물은 다룰 수 있는 크기의 이미지다. 바다나 강처럼 압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꿈은 대체로 편안한 쪽으로 기억된다. 여기서 갈리는 건 물이 흐르고 있었는지다. 흐르는 물이었는지 고여 있었는지, 소리가 났는지.
소리가 기억난다면 적어둘 만하다. 꿈에서 소리가 또렷하게 남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리고 자는 동안 실제로 들린 소리가 꿈에 섞여 들어가는 일도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도 「몽감론」에서 같은 관찰을 적었다.
우물
앞서 본 대로 옛 기록이 가장 많이 다룬 물이다.
전통적 해석에서 우물은 두 방향으로 나온다.
- 우물물을 길어오는 것은 좋은 일과 연결됐다
- 샘이 마르는 것은 재산이 주는 것으로 봤다
- 우물 위에 뽕나무가 나면 근심이 생긴다고 했다
세 번째가 좀 특이한데, 우물에 다른 게 자라 들어온 상황이다. 물이 아닌 것이 물 자리를 차지한 그림이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우물은 깊이와 갇힘의 이미지로 읽는 해석이 있다. 좁고 깊고 아래가 안 보인다.
여기서 갈리는 건 위치다. 들여다봤는지, 물을 길었는지, 안에 있었는지. 마지막이라면 그건 우물 꿈이 아니라 갇힌 꿈에 가깝다.
수영장, 욕조, 샤워
옛 기록에 없는 물이다. 여기서부터는 현대적으로 읽는 얘기다.
수영장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수영장은 사람이 만든 물이다. 깊이가 정해져 있고 가장자리가 있고 언제든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물이어도 바다나 강과 감각이 완전히 다르다. 통제된 상태의 이미지에 가깝다.
다만 수영장인데 바닥이 안 보였거나 끝이 없었다면 그건 수영장 꿈이 아니다. 통제가 무너진 그림이다.
욕조, 샤워
전통적 해석에서 목욕은 해몽 목록에 항목이 있다. 목욕을 하면 직장을 옮기게 되고 병이 없어진다고 봤다. 씻어낸다는 결과가 붙은 셈이다.
자세한 건 목욕하는 꿈 쪽에 있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도 씻는 행위는 정리나 전환의 이미지로 자주 읽힌다. 물이 잘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뜨겁거나 차가웠는지가 갈린다.
물이 새는 꿈, 물이 차오르는 꿈
요즘 자주 보고되는 장면이다.
새고 있었다
천장에서 떨어지거나, 벽에서 스미거나, 어디선가 계속 흐른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건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의 이미지다. 한 번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계속되는 손실이다. 쥐꿈의 갉아먹는 장면과 계열이 같다.
그리고 현실적인 얘기 하나. 실제로 누수가 있거나 최근에 그런 일을 겪었다면 그게 재료였을 가능성이 크다. 낮에 신경 쓴 것이 밤에 나오는 건 흔하다.
물이 차올랐다
발밑부터 차오르는 장면. 무섭게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 해석에서 물이 넘치는 것 자체는 좋게 봤지만, 감당 못 하는 규모는 다르게 읽히기도 한다. 규모가 큰 경우는 홍수꿈 쪽에서 다뤘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차오르는 속도가 정보다. 천천히 차올랐는지, 순식간이었는지. 그리고 피할 수 있었는지.
물을 마신 꿈, 물에 빠진 꿈
마셨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건 상징보다 몸 쪽을 먼저 봐야 하는 장면이다. 실제로 목이 말라서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자기 전에 짠 걸 먹었거나 술을 마셨다면 특히 그렇다. 자세한 건 물 마시는 꿈 쪽에 있다.
빠졌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빠지는 꿈은 통제 상실의 이미지다. 다만 어디에 빠졌는지에 따라 감각이 다르다.
- 바닥이 있는 물이었는가
- 발이 안 닿았는가
- 올라왔는가, 가라앉았는가
바다에 빠지는 경우는 발 디딜 데가 없다는 감각이 더해진다. 바다꿈 쪽에서 따로 다뤘다.
어떤 물이었는지에 따라
물꿈은 갈래가 많아서 상황별로 글을 나눠 뒀다. 기억나는 쪽으로 가면 된다.
| 그 꿈 | 읽을 글 |
|---|---|
| 바다였다 | 바다꿈 |
| 물이 크게 불어나 잠겼다 | 홍수꿈 |
| 씻고 있었다 | 목욕하는 꿈 |
| 물을 마셨다 | 물 마시는 꿈 |
| 비가 오고 있었다 | 비 오는 꿈 |
정직하게 얘기하면
루미
"물꿈 하면 무조건 재물이라는 얘기가 있죠.
기록에 있는 건 '물이 흘러 넘치면 혼사가 있다', '샘이 마르면 재산이 준다' 정도예요.
재물 얘기는 두 번째 줄에만 있고, 그것도 마를 때 얘기고요."
전통 해몽과 현대 심리학은 근거의 종류가 다르다.
옛 기록에서 확인되는 건 물은 불어나면 좋고 마르면 나쁘게 봤다는 것, 그리고 남아 있는 기록이 대부분 우물 얘기라는 것까지다.
백과사전도 해몽 목록을 늘어놓은 뒤에, 이런 풀이들은 여러 사람의 체험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지 이론적 근거를 갖춘 건 아니라고 직접 적어두었다. 앞서 본 원성왕 이야기가 그걸 그대로 보여준다.
몇 가지는 분명히 해두자.
물꿈은 예지몽이 아니다.
맑은 물이 길몽이고 흙탕물이 흉몽이라는 근거는 해몽 목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널리 퍼져 있지만 출처는 불분명하다.
물꿈과 로또 번호 사이에도 확인된 연관이 없다. 돈과 관련된 꿈은 돈 줍는 꿈 쪽에 있다.
물 태몽에 관한 얘기도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 태몽으로 성별을 알 수 없다는 건 태몽 편에서 다뤘다.
자주 묻는 것들
물꿈은 길몽인가요. 옛 기록의 기준은 양이었다. 불어나면 좋고 마르면 나쁘게 봤다. 그 이상으로 확장된 풀이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흙탕물 꿈은 나쁜 건가요. 해몽 목록에 흙탕물 항목이 없다. 현대적으로는 아래가 안 보인다는 감각으로 읽는 해석이 있다.
물이 맑았는지 흐렸는지 기억이 안 나요. 안 나도 된다. 그보다 어디 있던 물이었는지, 내가 그 물에 들어갔는지를 떠올리는 게 정보가 더 많다.
강을 건너다 깼어요. 결말이 없는 꿈은 미결 상태의 이미지로 자주 설명된다. 반복된다면 간격을 적어두면 나중에 읽힌다.
물이 새는 꿈을 자주 꿔요. 실제 누수가 있거나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게 재료일 가능성이 크다. 확인해볼 만하다.
꿈을 자꾸 까먹어요. 깨고 90초쯤이면 흐려지기 시작한다. 눈 뜨자마자 몸을 일으키지 말고 잠깐 그대로 있어보면 조각이 더 떠오른다.
물꿈을 꾸고 나면 기분이 오래 남는다. 무섭든 편안하든 그렇다.
오늘 뭘 해야 하는 건 없다. 굳이 하나 꼽자면, 그 물이 어디 있었는지만 지금 적어두자. 색은 잊어도 되는데 장소는 잊으면 나중에 못 읽는다.
그리고 요즘 목이 자주 마르다면 물을 좀 더 마시는 게 낫다. 그쪽이 훨씬 확실하다.

같은 물꿈이어도 사람마다 남는 색이 다르다.
꿈부적은 당신이 적어둔 꿈의 장면과 당신의 일간(日干) 오행을 함께 보고, 오늘의 색과 배경화면을 만든다. 해몽을 대신 해주는 앱이 아니라, 오늘 꾼 꿈을 하루 동안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어주는 쪽에 가깝다.
방금 읽은 그 물, 어떤 색으로 나올지 궁금하다면.
참고자료
- 꿈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민속신앙 해몽 비법 목록(가옥·인체·식물·그 밖의 항목), 『삼국유사』 원성대왕조 해몽 사례, 이익 「몽감론」
- 동물숭배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정월 첫 용날의 용알뜨기 풍속
- 현대 수면·꿈 심리학 연구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