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고기꿈을 꾸면 대개 두 가지를 검색한다.
태몽인가. 그리고 재물운인가.
둘 다 답을 드리겠는데, 그 전에 짚을 게 있다. 옛 분류에서 물고기가 어디 놓여 있었는지를 보면 이 꿈이 왜 그렇게 읽혔는지가 보인다.
루미
"잡았어요, 놓쳤어요?
이게 물고기꿈에서는 진짜 전부예요.
크기도 색도 그다음이고요."
목차 보기
물고기는 용이 되기 전 단계였다해몽 목록에 물고기는 없다절 처마에 물고기가 달린 이유잡은 꿈놓친 꿈어항, 수족관, 보기만 한 꿈죽은 물고기, 물 밖의 물고기큰 물고기, 물고기 떼물고기를 먹은 꿈태몽으로 나온 물고기정직하게 얘기하면자주 묻는 것들물고기는 용이 되기 전 단계였다
진은 초에 용, 중에 이무기, 말에 물고기
용의 자리 끝에 물고기가 있다.
용이 맨 앞이고, 용이 못 된 이무기가 가운데고, 물고기가 끝이다. 같은 시간 안에 완성된 것과 아직 안 된 것이 나란히 놓여 있다.
이 배치가 우연이 아니라는 건 다른 데서도 확인된다.
등용문(登龍門)이라는 말이 있다. 잉어가 거센 물길을 거슬러 올라 문을 넘으면 용이 된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지금도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는 걸 등용문이라고 한다.
조선 시대 그림에도 이 장면이 자주 나온다. 물고기가 용으로 변하는 그림을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라 하고, 잉어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그림을 약리도(躍鯉圖)라 한다. 둘 다 과거 급제를 비는 그림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물고기는 아직 되지 않은 것의 자리다.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 안 됐다.
이걸 알고 나면 물고기꿈에서 잡았는지 놓쳤는지가 왜 중요한지도 보인다.
해몽 목록에 물고기는 없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꿈 항목의 해몽 비법 목록에서 동물 항목에는 용, 뱀, 학, 앵무새, 호랑이, 제비, 쥐, 돼지가 나온다.
물고기는 없다.
그러니 검색하면 나오는 물고기꿈 풀이들, 재물이니 승진이니 하는 얘기는 대부분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물고기가 그림과 이야기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앞서 본 대로다. 그 정도가 말할 수 있는 범위다.
절 처마에 물고기가 달린 이유
기록 밖의 얘기지만 물고기의 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절에 가면 처마 끝 풍경에 물고기 모양이 달려 있다. 법당 안에는 목어(木魚)라는 나무 물고기가 걸려 있기도 하다.
이유가 하나 전해진다.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
잘 때도 눈을 뜨고 있으니, 수행하는 사람도 늘 깨어 있으라는 뜻으로 물고기를 걸었다는 것이다.
현대적으로 읽으면 물고기는 잠들지 않는 것, 계속 보고 있는 것의 이미지가 된다. 물고기꿈이 감시나 관찰의 감각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면 이 계열일 수 있다.
잡은 꿈

물고기꿈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장면이다.
전통적 해석에서 짐승을 붙잡는 그림은 대체로 획득 쪽에 놓였다. 다만 물고기에 관한 별도 항목은 없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잡는 장면은 통제나 성취의 이미지로 읽는 해석이 있다. 그런데 물고기는 하나가 다르다. 손에 잡아도 계속 움직인다.
그래서 잡은 뒤가 중요하다.
- 놓치지 않고 들고 있었는가
- 잡았는데 미끄러졌는가
- 놓아줬는가
세 번째가 의외로 많다. 잡았는데 다시 풀어준 꿈이라면 그건 획득 장면이라기보다 놓아주는 장면이다. 그때 기분이 시원했는지 아까웠는지가 정보다.
맨손으로 잡았는지, 그물이나 낚시로 잡았는지도 다르다. 도구가 있었다면 준비된 상태의 그림이다.
놓친 꿈
루미
"손에서 미끄러졌죠? 그 감촉 기억나요?
물고기꿈에서 그게 제일 오래 남더라고요.
잡았던 순간이 있었으니까요."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놓친 꿈은 잡은 꿈의 반대편이 아니다. 잡았다가 놓친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못 잡은 것과 잡았다가 놓친 것은 감각이 완전히 다르다. 후자에는 손에 있었던 순간이 있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 장면은 미결이나 아쉬움의 이미지로 자주 설명된다.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어긋난 일이 있을 때 나온다는 해석이 있다.
앞서 본 이무기 이야기와 계열이 겹친다. 될 뻔했는데 안 된 것. 용꿈 편에서 다룬 그 자리다.
이 꿈이 반복된다면 간격을 적어두는 게 좋다.
어항, 수족관, 보기만 한 꿈
물속에 있는 물고기를 밖에서 본 경우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이 장면은 거리의 이미지다. 손을 넣지 않았고, 잡으려 하지도 않았다.
어항이나 수족관이라면 하나가 더 붙는다. 갇혀 있는 물고기다. 유리 너머에 있고, 나올 수 없고, 크기가 정해져 있다.
여기서 갈리는 건 감정이다. 예뻤는지, 답답했는지, 안쓰러웠는지. 답답했다면 그건 물고기 얘기가 아닐 수 있다.
물이 흐렸거나 어항이 더러웠다면 그것도 정보다.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감각이다.
죽은 물고기, 물 밖의 물고기
깨고 나서 기분이 안 좋은 쪽이다.
전통적 해석에서 물이 마르는 것은 좋게 보지 않았다. 물꿈 편에서 다룬 대로 샘이 마르면 재산이 줄어든다는 항목이 있다. 물고기가 물 밖에 있는 그림은 그 계열에 가깝다.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물 밖의 물고기는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난 것의 이미지다. 죽음보다 부적응 쪽에 가깝다.
새 환경에 적응 중이거나, 지금 있는 자리가 안 맞는다고 느낄 때 나오는 이미지로 설명하는 해석이 있다.
배를 뒤집고 떠 있는 물고기라면 그건 끝난 것의 그림이다. 다만 이게 무슨 일을 예고한다는 근거는 없다.
큰 물고기, 물고기 떼
큰 물고기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크기는 규모다. 감당할 수 있는 크기였는지, 벅찼는지가 갈린다.
너무 커서 무서웠다면 그건 물고기 꿈이 아니라 압도되는 꿈에 가깝다.
물고기 떼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물고기 떼는 다른 동물 무리와 감각이 다르다.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쥐꿈의 몰려오는 떼나 고양이꿈의 각자 있는 무리와 또 다르다.
수가 많아서 좋았는지, 정신없었는지가 갈린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있었는지 밖에서 봤는지도.
잉어, 금붕어
잉어는 앞서 본 등용문과 어변성룡도 때문에 문화적으로 무게가 실린 물고기다. 다만 해몽 항목으로 확인되는 건 아니다.
금붕어는 옛 기록에 나올 수 없는 물고기다. 관상어로 기르는 물고기라 어항 쪽에서 읽는 게 자연스럽다.
물고기를 먹은 꿈
현대 심리학 관점에서 먹는 꿈은 대체로 몸 쪽을 먼저 보는 게 맞다. 자기 전에 배가 고팠거나 짠 걸 먹었다면 그게 재료였을 수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도 「몽감론」에서 들은 것과 겪은 것이 꿈이 된다고 적었다.
상징으로 읽는다면 잡는 것에서 한 단계 더 간 그림이다. 잡았고, 내 것이 됐고, 몸에 들어왔다.
맛이 기억난다면 적어둘 만하다. 꿈에서 맛이 남는 경우는 드물다.
태몽으로 나온 물고기
이 부분을 검색해서 오시는 분이 많아 따로 쓴다.
물고기는 태몽 소재로 자주 언급된다. 알을 많이 낳는 동물이라 다산과 연결되는 얘기가 있고, 실제로 태몽 사례에 자주 등장한다는 말이 돈다.
다만 선을 그어야 한다.
태몽으로 임신 여부나 성별을 알 수 없다. 물고기 태몽이 아들이라거나 딸이라는 얘기가 양쪽 다 도는데, 어느 쪽도 근거가 없다.
백과사전이 평범한 태몽 소재로 드는 건 고추·딸기·호박 같은 먹을 것이나 양푼·화병 같은 살림 도구다. 물고기가 특별히 명시돼 있지는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태몽은 나중에 붙는 이야기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 그때 그 꿈이 태몽이었다고 정리되는 식이다. 자세한 건 태몽 편에 있다.
임신을 기다리며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물고기가 나왔든 안 나왔든 그건 몸의 일이지 꿈의 일이 아니다.
정직하게 얘기하면
루미
"물고기꿈은 재물이라는 얘기가 제일 많이 돌죠.
해몽 목록에 물고기 항목이 없어요.
대신 '아직 안 된 것'이라는 자리는 확실해요. 그건 말할 수 있어요."
전통 해몽과 현대 심리학은 근거의 종류가 다르다.
옛 기록에서 확인되는 건 물고기가 용의 자리 끝에 놓여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림과 이야기에서 아직 되지 않은 것으로 다뤄졌다는 것까지다. 해몽 목록에 항목은 없다.
백과사전도 해몽 목록을 늘어놓은 뒤에, 이런 풀이들은 여러 사람의 체험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지 이론적 근거를 갖춘 건 아니라고 직접 적어두었다.
몇 가지는 분명히 해두자.
물고기꿈이 재물을 뜻한다는 해몽 항목은 확인되지 않는다.
물고기 태몽으로 성별을 알 수 없다.
물고기꿈과 로또 번호 사이에도 확인된 연관이 없다. 돈과 관련된 꿈은 돈 줍는 꿈 쪽에 있다.
죽은 물고기를 봤다고 나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예지몽이 아니다.
자주 묻는 것들
물고기꿈은 태몽인가요. 태몽 소재로 자주 언급되는 건 사실이지만, 물고기가 나왔다고 임신이라는 뜻은 아니다. 태몽은 대부분 나중에 붙는 이야기다.
물고기꿈은 재물운인가요. 해몽 목록에 물고기 항목이 없다. 널리 퍼진 얘기지만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잡았다가 놓쳤어요. 한 번도 못 잡은 것과는 다른 꿈이다. 손에 있었던 순간이 있었다는 게 이 꿈의 핵심이다. 미결이나 아쉬움 쪽에서 읽는 해석이 있다.
물고기가 물 밖에 있었어요.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난 그림이다. 죽음보다 부적응 쪽에 가깝게 읽는 해석이 있다.
잉어 꿈은 특별한가요. 잉어가 용이 된다는 이야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무게가 실린 건 맞다. 다만 해몽 항목으로 확인되는 건 아니다.
꿈을 자꾸 까먹어요. 깨고 90초쯤이면 흐려지기 시작한다. 눈 뜨자마자 몸을 일으키지 말고 잠깐 그대로 있어보면 조각이 더 떠오른다.
물고기꿈은 대체로 결말이 애매하다. 잡았는데 놓쳤거나, 봤는데 사라졌거나.
오늘 뭘 해야 하는 건 없다. 굳이 하나 꼽자면, 요즘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마무리가 안 되는 일이 있는지만 한번 보자. 놓친 꿈이었다면 특히 그렇다.
그리고 그게 뭔지 알고 있다면 오늘 한 칸만 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같은 물고기꿈이어도 사람마다 남는 색이 다르다.
꿈부적은 당신이 적어둔 꿈의 장면과 당신의 일간(日干) 오행을 함께 보고, 오늘의 색과 배경화면을 만든다. 해몽을 대신 해주는 앱이 아니라, 오늘 꾼 꿈을 하루 동안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어주는 쪽에 가깝다.
방금 읽은 그 물고기, 어떤 색으로 나올지 궁금하다면.
참고자료
- 삼십육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진(辰)의 36수 세분과 물고기의 자리
- 꿈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민속신앙 해몽 비법 목록, 이익 「몽감론」
- 조선시대 회화의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약리도(躍鯉圖)와 급제 축원 도상에 관한 미술사 자료 일반
- 사찰의 목어와 풍경 물고기 장식에 관한 불교 문화 자료 일반
- 현대 수면·꿈 심리학 연구 일반